2011/3/15(화)
청풍명월의 본향 ..제천시  

자생약초 집산지이자 3대 약령시장으로 손꼽히는 제천시는 명의촌 조성, 약채락 음식개발 등을 통해 한방의료관광의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방의 재발견’을 주제로 한 2010년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제천시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다. 북쪽으로는 차령산맥이 지나고 남쪽으로는 소백산맥이 경상북도와 경계를 이룬다. 북쪽과 남쪽이 높고 서쪽과 동쪽은 낮다. 동쪽으로는 단양군과 강원도 영월군, 서쪽으로는 충주시, 남쪽으로는 경상북도 문경시, 북쪽으로는 강원도 원주시와 접한다. 험준한 산악지대로 평야는 남한강을 비롯한 하천을 따라 극히 미미하게 발달했다. 그나마도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인해 하천 주변에 발달한 하안단구가 수몰돼 경작지는 대폭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수리시설 의림지

삼국시대 때 축조된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본래 ‘임지’였다. 고려 성종 11년(992년)에 군현의 명칭을 개정할 때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했는데 그 첫 글자인 ‘의’자를 붙여서 ‘의림지’라 부르게 됐다. 축조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구전으로는 신라 진흥왕(540~575)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871년)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고 전해진다.

 

현재는 수리시설보다 유원지로 유명해졌다. 순조 7년(1807년)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 건립된 ‘경호루’ 그리고 수백 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자연폭포 등이 어우러져 단아한 의림지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겨울철 및 해빙기에 잡히는 공어(빙어)는 담백한 맛의 회어로 각광받고 있다. 순채는 임금의 수라상에 올릴 만큼 유명했으나 1914년 의림지 보수 이후 멸종돼 현재 농업기술센터에서 복원연구, 시험재배 중이다. 의림지는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하나이며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선생이 노후에 여생을 보낸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가 가야금을 타던 바위 ‘우륵대(일명 제비바위·연암·용바위)’와 마시던 물인 ‘우륵정’이 남아 있다.

 

  • 1  제천시 전경.
  • 2  자연풍광과 레저휴양시설이 조화를 이룬 청풍호반.
  • 3  제천10경중 1경인 의림지의 설경.
  • 4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애절한 사랑이 서려 있는 박달재.

 

 

맑은 바람, 밝은 달을 노래하는 청풍호반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나와 82번 도로를 타고 금성면 쪽으로 달리는 청풍호반 길은 자연 풍광과 레저휴양시설이 조화를 이룬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다. 이 길은 벚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4월에 벚꽃길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벚꽃이 흐벅지게 핀 30리 길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내륙의 바다인 청풍호 관광의 백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청풍 나루터에 가서 단양 장회나루를 왕복하는 대형 유람선과 쾌속선을 탈 수가 있다. 유람선을 타고 청풍호의 푸른 물결과 바람에 몸을 실으면 쪽빛 하늘이 수면을 비치고 고운 빛깔을 담아내는 금수산의 기암과 절경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푹 빠지게 된다.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다. 그런데 조선 중기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은 단풍 든 이 산의 모습을 보고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해 산 이름을 금수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청풍호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장소가 많이 있다. 진달래를 형상화한 수경분수는 높이 162m의 고사분수가 주변의 자연 절경과 어우러진다. 또한 품어 내는 물줄기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특히 잔잔한 청풍호의 물결 위로는 밝은 달이 비치고 물 위 수경분수에선 레이저 광선이 주변 야경과 맞물려 더욱 다양하고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청풍호반의 또 하나 볼거리는 문화공간으로 자리한 수상아트홀이 있다. 아트홀은 길이 44m 폭 30m의 규모로 진입부교 91m와 700석의 객석, 무대, 음향, 조명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커다란 뿔 소라가 무대를 덮은 듯한 이 아트홀은 마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2개의 하버브리지를 연결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야간 조명까지 설치해 운치를 한껏 더해주고 있어 청풍호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전설과 사랑이 있는 이야기 길 박달재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대중가요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박달재 고개에 올라서면 박달과 금봉이가 애틋한 정을 나누며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달재의 원래 이름은 천등산·지등산이 연이은 영(嶺)마루라는 뜻을 지닌 ‘이등령’이었다. 조선 중엽 경상도의 젊은 선비 박달과 이 곳에 살던 금봉 낭자의 애달픈 사랑으로 인해 박달재로 불리게 되었다. 또한 박달재는 인등산도 함께 있어 천(天), 지(地), 인(人)이 모두 갖추어진 유일한 곳이다. 아득한 옛날 우리민족의 사원과 함께 하늘에 천제(天祭)를 올리던 성스러운 곳이다.

 

박달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박은 밝다, 크다, 하얗다, 높다, 성스럽다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풋풋한 농촌의 인심이 물씬 느껴지는 백운면 평동리 마을을 뒤로하고 아흔 아홉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어가며 펼쳐지는 박달재는 드높은 산세와 파란 하늘이 맞닿아 그려내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지금은 자동차를 이용하여 10여분 만에 재를 넘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박달재와 다릿재를 넘으려면 걸어서 며칠이 걸렸다고 한다. 또 고갯길이 워낙 험하고 가파른데다 박달나무가 우거져 있어 호랑이 같은 산짐승들이 불시에 튀어 나오는 것은 물론 자나가는 행인을 노리는 도둑이 많아 이곳을 넘는 새색시는 두 번 다시 친정에 가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때문에 친정이 그리워도 다시는 갈 수 없는 슬픔에 시집가는 새색시가 눈물을 쏟는다고 해서 ‘울고 넘는 박달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제천에는 제천10경(景)이 있다

제1경은 의림지, 제2경은 박달재다. 제3경 월악산은 우리나라 5대 산에 속하는 명산으로 신라 경순왕과 마의태자 덕주공주 등에 얽힌 많은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보유한 국립공원이다. 제4경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댐 수몰로 인해 유역에 산재된 남한강 생활문화유산을 한 곳에 모아 이전한 곳이다. 53점의 문화재와 1,900여 점의 생활유물이 전시된 작은 민속촌이다.

 

제5경 금수산은 퇴계 이황 선생이 가을이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단풍이 아름답다고 하여 금수산이라 이름 붙인 명산으로 무암사, 정방사, 용담폭포, 선녀탕, 얼음골, 능강계곡등 자연관광자원이 으뜸이다. 제6경 용하구곡은 월악산의 동편 골짜기로 수문동 폭포, 수곡용담, 관폭대, 청벽대, 선미대, 수룡담, 활래담, 강서대, 수렴선대를 용하구곡이라 하며 문수봉, 대덕신 등 1,000m 이상 고봉에 둘러싸인 계곡이다.

 

제7경 송계계곡은 월악산 영봉을 비롯 자연대, 월광폭포, 수경대, 하소대, 망폭대, 와룡대, 팔랑소 등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계곡이다. 제8경 옥순봉은 해발 286로 호수 면에 접해 있다. 퇴계 이황 선생이 단애를 이룬 석벽이 마치 비 온 뒤에 솟아 나는 옥빛의 대나무순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곳으로 명승 제48호로 지정됐다. 제9경 탁사정은 백사장과 맑은 물, 노송이 어우러진 곳이다. 정자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절경을 말하는 것으로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 받고 있다. 제10경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이며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성지다.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 숨어 지낸 곳으로, 황사영이 박해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백서를 썼던 곳이며 성요셉 신학교가 세워졌던 곳이기도 하다.

 

 

자연과 어우러진 건강휴양 도시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제천은 무공해 청정지역이다. 그래서 맑은 공기와 좋은 물, 또 산에서 나는 좋은 약재들이 많다. 따라서 제천은 예전부터 우수한 한약재의 생산과 유통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한방을 특화시키고 천연물 약재 개발 등을 통해 한방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2010년에는 한의약 분야로는 세계 최초인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제천은 ‘한방의 도시’라고 이름 붙여질 만큼 전통 한방과 관련한 산업들이 발달해 왔다. 한의과 대학 및 한의학 연구소를 비롯해 한의약과 관련된 업체 100여 개가 곳곳에 분포돼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들 시설 중 가장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하나는 ‘한방명의촌’이다. 해발 400m 청정지역인 봉양읍 명암리 산채건강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자연요법과 약선음식을 이용해 중풍 후유증이나 아토피 등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치료해 준다. 일반 관광객들은 자연체험과 건강한 먹을거리 구입, 건강상담과 치료 등이 동시에 가능한 패키지형 헬스투어를 즐길 수 있다. 한방명의촌이 들어선 산채건강마을은 중앙고속도로 제천IC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친환경 전통가옥과 찜질방, 민박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주말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제천시 봉양읍 옥전리에는 한방생태치유 전문시설인 제2한방명의촌 ‘뉴라이프21’이 2010년 9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구학산 해발 400m 높이의 산자락에 위치해 자연 속에서 치료와 요양을 받을 수 있다. 암·중풍 등 난치성 치유가 목적인 ‘뉴라이프21’은 자연요법을 이용한 양생치유로 환자들이 회복의 길을 찾는 곳이다. 현재 이곳엔 암, 중풍 등 난치성 환자 26명이 요양하고 있으며 이 중 5명의 환자가 완치단계에 있다. 한방치유센터, 한방바이오연구소, 휴양원, 숲속한의원 등을 갖추고 있다.

 

제천10경중 5경인 금수산은 용담폭포, 선녀탕, 얼음골, 능강계곡 등 자연관광보고다.

 

 

시크릿가든 ‘현빈 별장’ 촬영지 리솜포레스트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두 주인공이 결정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장면의 촬영지로 많은 관심을 끈 ‘현빈별장’의 촬영 장소가 바로 제천에 새롭게 오픈한 리솜포레스트이다. 친환경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숲에 둘러싸인 빌라 풍광이 이국적인 곳이다. 리솜포레스트는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 주원과 라임이 걸었던 아름다운 낙엽 산책로뿐 아니라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소소리 바람길, 포르르 솔래길, 가재기는 골짝길, 산바라기 능선길 등 예쁜 이름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백운면 평동리에 위치하고 있는 리솜포레스트는 ‘청정자연에서 얻는 진정한 휴식과 건강 증진’을 테마로 하는 세계 최초 힐링리조트이다.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숲 에너지 프로그램(자연의 기 체험, 흙 밟기, 문 워킹 등), 한방스파 프로그램(사상체질별 오행스파 및 약선 식단제공, 한방뷰티 테라피 및 트리트먼트), 오가닉 영양프로그램(고향의 맛, 제천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세계의 요리), 멀티테라피 & 플레저 원터 프로그램(뮤직, 미술, 아로마, 라이트 테라피등 다양한 오감 테라피) 등이 있다.

 

 

한 방과 자연이 어우러진 맛의 도시

약채락은 제천시의 약초비빔밥의 브랜드다. 약약(藥)자에 채소채(菜), 즐거울락(樂)으로 약초와 채소를 넣은 음식을 연상케 하고 웰빙음식이라는 이미지에, 더하여 음식을 즐겨 먹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락’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잘 접목시키고 있는 음식이다. 최근 국민의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식생활도 변화되고 있어 웰빙문화가 사회생활 전반에 지향하는 경향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식품에 대한 소비형태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제천시는 식품의 영양성, 기호성, 편의성, 천연지향성에 건강기능성까지도 충족되는 고품질의 식품을 원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한방음식인 약초비빔밥을 개발하게 되었다.

 

약채락은 일반 비빔밥과 차별화된 음식이다. 대표적으로 황기, 오가피, 뽕잎 등 3가지 약초 나물을 사용한다. 부재료로는 표고버섯, 콩나물, 도토리묵 등이 들어간다. 고명으로 대추와 잣 등 견과류가 들어가서 약초의 쓴맛을 중화하고 감칠맛을 내게 한다. 또한 전체적인 밥 색깔과 약초, 부재료들의 조화를 이루고자 밥도 황기 엑기스와 표고 우린 물을 첨가해 구수한 맛과 영양을 살렸다.

 

황기는 제천 최다 생산약초로 단너삼이라고 한다. 우리 몸의 기를 보충하는 약재로 ‘황’은 노란색, ‘기’는 스승의 의미로 보약의 우두머리를 뜻한다. 당귀는 피가 부족할 때 피를 생성해 주는 보혈작용이 뛰어나며, 기혈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다는 약초다. 뽕잎은 ‘상엽’이라 하며 식물 중에는 콩 다음으로 단백질 함량이 많은 이파리 채소다. 오가피는 뿌리, 가지, 잎, 꽃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약나무이며 해독작용이 뛰어나 제2의 산삼으로 불릴 정도다. 제천시는 이 약초가 들어간 비빔밥을 한식 세계화와 웰빙 트렌드에 맞게 프랜차이즈화하여 국내·외 보급에 나서고 있다. 제천을 알리는 음식으로, 건강에도 더할 나위 없는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경제성과 입지효율 극대화…산업단지의 새로운 전형

제천시 왕암동에는 두 개의 지방산업단지가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다. 1 산업단지인 바이오밸리는 119만 5,415㎡(36만여 평)에 규모로 현재 30여 개 업체가 입주했다. 4개 업체는 건축 중, 3개 업체는 설계 중, 8개 업체는 미착공 생태다. 또 2 산업단지인 하이크밸리는 129만 9,000㎡(39만여 평) 규모로 올해 완공 목표다. 제천IC에서 900여m 떨어져 2분 거리 밖에 안돼 접근성이 뛰어나다. 유치업종은 신물질생명과학, 전기·전자 및 정보, 광학의료기기, 재료소재 및 항공기 수송 분야다. 특히 분양가가 수도권 인접 산업단지 중 가장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아시아 최대의 음악영화제

제천에서는 매년 8월이면 청풍호반을 중심으로 한 이색 축제가 열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음악영화제는 음악과 영화를 결합시킨 아시아 지역 최대의 국제음악영화제로 손색이 없다. 자연 속에서 시민과 음악 마니아를 위한 관객 중심의 휴양영화제로 자리를 잡았다. 음악공연을 영화제에 접목함으로써 영화제의 기본 콘셉트인 영화, 음악, 자연과 만남을 극대화 한 영화제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오는 8월11일부터 16일까지 제천시 일원에서 열린다. 영화 90여 편이 120여 회 상영되고 음악공연인 30차례에 걸쳐 펼쳐진다. 올해는 제천의 명소인 의림지를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이곳에서 주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영이 / 경향신문 전국부 부장
충청일보에서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년 동안 경향신문 충북지역 기자로 충북도청을 중심으로 도내 전반에 걸쳐 취재활동을 하고 있다.

발행일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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