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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수)
충북괴산 갈론계곡  

괴산에서 갈론마을까지 가는 시내버스는 없다. 시내버스가 들어가는 곳 중 갈론마을과 가장 가까운 마을은 외사리(수전)인데 하루에 시내버스가 5대 밖에 안 다닌다. 그 버스를 타고 외사리(수전)에서 내려 약 5.5km 정도 걸어야 한다.

 

해질 무렵 계곡에는 한기가 돌았다

 

괴산호 물 건너 마을이 햇볕 아래 아늑하다.
물가에 깃든 작은 시골 마을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바라만 봐도 마음이 푸근해 진다.

  

마을까지는 계속 포장도로다. 오후 늦게 마을에 도착했다. 날도 흐려서 어둠이 일찍 시작 되는 느낌이다. 민박집을 잡고 내일 계곡길을 걷기로 했다. 저녁 먹을 때가 안 돼 남은 시간에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이끼 낀 슬레이트 지붕, 녹슬고 부서진 대문, 비료부대와 낡은 농기구가 뒹구는 마당, 그 마당 한쪽에서 놀고 있는 개, 이런 것들이 오래된 시골마을의 세월 잊은 겨울 오후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마을은 계곡을 따라 길게 형성돼 있었다. 길도 하나였다. 그 길 끝에 비석이 하나 있는데 ‘갈은구곡’이라고 새겨있었다.
‘갈론마을’의 원래이름은 ‘갈은마을’이었다. 어떻게 ‘갈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는지 알 수 없지만 두 이름 다 살갑게 느껴져 마음에 들었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이 시작됐다. 계곡은 길옆에 있다가 길과 하나가 되기도 했다. 너럭바위가 나왔다. 물결의 모양을 닮은 바위가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며 계곡을 가득 메웠다. 얼음이 녹은 여울에서 ‘쫄쫄쫄’ 흐르는 물소리가 들린다. 1m 정도 돼 보이는 물 속 바닥까지 투명하게 다 보인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위와 맑은 물과 물 속 풍경과 놀고 있는 사이 사위가 어두워졌다. 계곡 저 위에서부터 한기 서린 바람이 불어와 온 몸을 감싼다.

말린 송이는 목감기에 최고지유

집집마다 굴뚝 연기가 피어오른다. 굴뚝 연기와 나무 타는 향기가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했다. 마당 한쪽에 장작더미를 쌓아놓고 때마다 장작을 패서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아궁이 한 가득 장작을 밀어 넣으신 아저씨가 잠깐 자리를 비우시더니 커다란 소 한 마리를 끌고 마당으로 들어오신다. 아줌마는 소 놀란다며 우리보고 얼른 비키라신다.
소 이름이 ‘먹순이’란다. 잘 먹고 잘 자라고 일도 잘해서 지어 준 이름이다. 지난 6년 동안 아저씨 아줌마와 함께 산 가족이다. 이것저것 묻는 초면의 우리에게 아저씨 아줌마는 싫은 내색 하나 안 하신다. 밭일 들일에 가을이면 산에 들어가 송이도 딴단다. 송이 잘 나는 해에는 가을 한 달 송이를 따서 1천만 원 정도의 돈을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송이 사랑이 지극하시다. 송이 말린 것 하나를 1되 정도 되는 물에 넣고 끓이면 물이 노랗게 되는데 그 물을 따듯하게 차로 마시면 목감기에 좋다는 것이다. 그 옛날 장을 보려면 30~40리 되는 괴산까지 오가야 했으며 그때마다 약을 미리 사 놓을 수가 없어 마련한 민간요법이다. 또 참능이버섯 삶은 물을 먹으면 체한 데 좋다고 알려준다.

은둔자의 계곡에서 화전민의 생활터전으로  

70년 전 지은 외양간과 행랑채 초가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초가집 민박에서 하룻밤 묵었다. 이엉을 얹어 지붕을 만든 초가, 장작불에 온기 머금은 구들장에서 몸을 지지며 잠들 수 있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 


다음날 아침을 먹으면서 민박집 주인아저씨에게 이 마을 유래를 들을 수 있었다. 아저씨 말씀에 따르면 원래 이 마을은 조선시대 당쟁의 광풍을 피해 은둔처를 찾아다니던 선비들이 첫 발을 디딘 곳이다. 세월이 흐르며 이 마을은 몸을 숨기기 위한 은둔처에서 떳떳하게 땅을 가꾸며 살아가는 마을로 바뀌게 됐다. 나라에 공을 세워 토지를 하사 받은 양반도 있었고, 날 좋은 날이면 문방사우를 지참하고 이곳에 와서 시서화를 즐겼던 선비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후손들이 이 마을에서 정착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조선 말기로 접어들면서 이 마을의 역사는 세월 속으로 ‘붕’ 떠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가 화전민에 대한 이야기다.


한 때 갈론마을은 70가구가 넘는 집에 400명이 넘게 살았던 적도 있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골짜기에서 화전밭을 일구며 살았다. 화전밭은 다 나라 땅이었고 그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그들은 그곳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또 어느 마을 주민의 말에 따르면 70년대 중반 당시에 산골이 깊어서 공비가 나타날지 모른다고 해서 산골짜기 화전밭 사람들을 한꺼번에 이주시켰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그들은 당시 돈으로 40만원을 받고 외지로 나가 또 다른 삶을 개척해야 했다.

 

크고 작은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고 고이며 또 흐른다. 그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계곡 옆으로 길은 있지만 계곡을 따라 길 없는 길로 걷는 게 더 재밌다.

 계곡물이 얼어야 겨울 계곡의 참 멋을 볼 수 있다  

민박집 아저씨의 설명을 들은 뒤 우리는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이 시작되는 곳 길 오른쪽에 큰 바위가 있는 데 그곳에는 ‘갈은동문’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곳을 지나 우리는 옛 은둔자의 길을 따라 들어가고 있었다. 너럭바위가 나왔다. 어제도 다녀간 곳이지만 맑고 투명한 물이 오전 공기 아래서 더 반짝반짝 빛났다. ‘갈천정’이다.

너럭바위에 엎드려 녹은 얼음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에 손을 담갔다. 물속도 손에 만져질 듯 다 보인다. 이런 계곡이 계속 이어진다. 그 위가 신선이 내려와 놀다 갔다는 ‘강선대’다. 커다란 바위 절벽에 누군가 성황당의 그것처럼 돌을 쌓았다. 그 옆 절벽 바위에는 ‘강선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신선이 내려왔다’는 뜻의 ‘강선대’는 이 이름만큼이나 주변 풍경이 보기 좋았다. 큰 바위 위에 앉아 주변 풍경을 감상한다. 한참을 그렇게 쉬었다. 길은 상류로 이어졌지만 우리는 강선대에서 조금 내려와서 또 다른 계곡길로 접어들었다.


강선대에서 조금 내려오면 마을로 가는 길과 또 다른 계곡을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계곡과 밭 등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길 구분이 확실하지 않아 삼거리지만 삼거리 구분이 확실하지 않다. 강선대에서 돌아나가다 보면 아까 올라온 계곡길 말고 왼쪽으로 난 길을 택해서 걷는다. 마른풀이 바람에 흔들리며 서걱거린다. 작은 물줄기 계곡이 나왔고 계곡을 건너 더 위로 올라갔다. 길은 계곡 양쪽 옆으로 나 있다. 간혹 계곡 자체가 길이 되기도 했다. 가다가 길이 끊기면 계곡을 건너 길을 찾아서 걸어야 한다. 길이 없는 곳도 있다. 그렇게 길을 찾아 걷다가 길을 멈추어야 했다.


나무와 넝쿨에 길이 사라졌다. 그 넘어 이끼 낀 돌무더기가 보였다. 간신히 길을 만들어 가보니 밭이었을 법한 지형이었다. 돌무더기는 산 위로 올라가면서 층계를 이루고 있었다. 이른바 ‘계단식 밭’이었다. 밭과 밭의 경계이자 밭이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돌을 쌓았던 것이다. 아무렇게나 자라난 나무와 넝쿨 잡풀, 돌에 낀 이끼 앞에 선 마음에 녹록치 않은 세월, 낯선 땅에서 새 삶을 일구어야만 했던 화전민들의 애잔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계곡은 계속 상류로 이어졌고 우리는 애써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오랫동안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았는 지 길도 보이지 않았다. 계곡 양쪽을 오가며 길을 찾는데 희미한 길 자국이 보였다. 그나마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에 끊기곤 했다. 화전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서 이번 걷기여행을 끝냈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 아까 지나왔던 갈론계곡 갈천정 여울이 ‘돌돌돌’ 거리며 흐른다. 또 놀러오라는 인사 같았다.

 

먹을거리
갈론마을에 오가피백숙 올갱이국 등을 파는 식당이 있다. 민박을 하는 집에서 밥을 해달라고 하면 얼마간 돈을 받고 밥을 해주는 집도 있다. 가게는 없다. 아니면 취사도구와 음식거리를 가지고가서 직접 해먹어야 한다.

주변여행지
속리산국립공원 쌍곡계곡이 약 18km 거리에 있다.

 

괴산댐(칠성댐) 호수를 보며 걷는다. 그 길 끝에 갈론마을이 있다. 옛 마을로 들어가는 길, 그 길 끝에서 만나는 갈론계곡(갈은계곡)을 이곳저곳 훑어본다. 도로를 걷다가 마을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가면서 돌과 흙, 계곡 자체가 길이 된다. 뜻 맞는 친구들끼리 가기 좋은 곳이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기자를 거쳐 2003년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살고 있다. 전국을 걸어 다니며 글 쓰고 사진 찍는다. [서울문학기행],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가 살아 있는 서울·경기], [맛 골목 기행], [서울 사람들], [대한민국 산책길] 등의 책을 썼다. 이름 없는 들길에서 한 번쯤 만났을 것 같은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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